
요즘 특별히 많이 먹는 것도 아닌데 계속 배가 고프고, 밥을 먹고 나서도 단 음식이나 간식이 당기는 경험을 하고 계신가요. 이런 현상은 단순히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라 장건강이 무너졌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장(腸)은 단순히 음식물을 소화·흡수하는 기관이 아닙니다. 식욕 조절, 포만감, 감정, 면역력까지 관여하는 핵심 기관이며, 장내 환경이 무너지면 몸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잘못된 신호를 보내기 시작합니다. 그 결과가 바로 식욕 폭발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왜 장이 망가지면 식욕이 커지는지, 과식·폭식·단 음식 욕구가 생기는 과학적 이유, 그리고 장건강을 회복해 식욕을 자연스럽게 줄이는 방법까지 차근차근 정리해 드립니다.
1. 장은 식욕을 조절하는 기관입니다
많은 분들이 식욕은 뇌에서만 조절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장과 뇌가 끊임없이 신호를 주고받으며 식욕을 함께 조절합니다. 이를 장-뇌 축(Gut-Brain Axis)이라고 부릅니다.
장은 우리 몸에서 가장 많은 신경세포를 가진 기관 중 하나로, ‘제2의 뇌’라고 불릴 정도로 독립적인 판단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장에서 만들어지는 신호가 뇌로 전달되며 배고픔, 포만감, 음식에 대한 욕구를 결정합니다.
하지만 장내 환경이 무너지면 이 신호 체계가 왜곡됩니다. 몸은 충분히 에너지를 섭취했음에도 불구하고 뇌는 계속해서 “더 먹어야 한다”는 신호를 받게 됩니다.

2. 장내 유익균이 줄어들면 식욕이 커지는 이유
장 속에는 수많은 미생물이 살고 있으며, 이 중 우리 몸에 도움을 주는 균을 장내 유익균이라고 합니다. 유익균은 단순히 소화를 돕는 역할을 넘어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 분비에도 직접 관여합니다.
대표적인 식욕 조절 호르몬이 바로 렙틴과 그렐린입니다.
- 렙틴 :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
- 그렐린 : 배고픔을 유발하는 호르몬
장내 유익균이 충분할 경우 렙틴 분비가 원활해져 “이제 그만 먹어도 된다”는 신호가 정확하게 전달됩니다. 하지만 장내 환경이 나빠지고 유익균이 줄어들면 렙틴 기능이 떨어지고 그렐린 분비는 상대적으로 증가합니다.
그 결과는 매우 단순합니다. 배가 부른데도 계속 배고프게 느껴지는 상태가 됩니다.
3. 장이 망가지면 단 음식이 미친 듯이 당기는 이유
장건강이 무너졌을 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가 단 음식, 밀가루, 자극적인 음식에 대한 강한 욕구입니다.
이유는 명확합니다. 장내 유해균과 나쁜 미생물은 당분을 먹고 자라기 때문입니다.
장 속 유해균이 늘어나면, 이 미생물들은 생존을 위해 몸에 특정 신호를 보냅니다. 그 신호가 바로 “단 것이 필요하다”, “지금 당장 간식을 먹어야 한다”는 욕구입니다.
즉, 내가 단 음식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장 속의 나쁜 균들이 나를 조종하고 있는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 식사 후에도 디저트를 찾게 되고 - 밤에 갑자기 단 음식이 당기고 - 스트레스를 받으면 폭식으로 이어지기 쉬워집니다.
4. 장 염증과 장누수 증후군이 식욕을 폭발시키는 과정
장건강이 심하게 무너지면 장 점막에 염증이 생기거나, 장 벽에 미세한 틈이 생기는 장누수 증후군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는 음식물과 독소가 완전히 소화·흡수되지 못하고 몸 안으로 잘못 흡수됩니다. 그러면 우리 몸은 이를 위험 신호로 인식합니다.
몸의 반응은 매우 원초적입니다. “지금 에너지가 부족하다” “영양이 충분히 들어오지 않았다” 라는 신호를 보내며 식욕을 강제로 끌어올립니다.
그래서 장이 아픈 사람일수록 실제로는 영양이 과잉인데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배고픔을 느끼고 과식하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5. 장건강이 무너지면 감정 폭식이 늘어나는 이유
장과 감정은 생각보다 깊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행복 호르몬으로 알려진 세로토닌의 약 90%가 바로 장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장내 환경이 나빠지면 세로토닌 생성이 줄어들고, 그 결과 우울감, 불안, 무기력이 쉽게 나타납니다. 이 상태에서 많은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선택하는 행동이 바로 먹는 것입니다.
음식을 먹으면 일시적으로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에 몸은 이를 빠른 해결책으로 인식합니다. 하지만 이는 장건강을 더 악화시키고 다시 식욕을 키우는 악순환으로 이어집니다.
6. 장건강을 회복하면 식욕은 자연스럽게 줄어듭니다
다행히도 장건강은 비교적 빠르게 회복 반응을 보이는 기관입니다. 장내 환경이 개선되면 억지로 참지 않아도 식욕이 자연스럽게 안정됩니다.
장건강 회복의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가공식품·당분 섭취 줄이기
-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해조류 섭취
- 규칙적인 식사 시간 유지
- 장내 유익균을 돕는 생활 습관 형성
특히 장이 안정되면 “배고픔”과 “입이 심심한 상태”를 구분할 수 있게 되고, 불필요한 간식 섭취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7. 이런 증상이 있다면 장건강을 먼저 의심해 보세요
- 식사 후에도 금방 배가 고프다
- 단 음식이나 밀가루가 유독 당긴다
- 폭식 후 죄책감이 반복된다
- 변비·설사·복부 팽만이 잦다
- 스트레스를 받으면 먹는 것으로 풀게 된다
이 중 여러 항목에 해당된다면 식단이나 의지력보다 먼저 장건강 상태를 점검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마무리|식욕 문제의 출발점은 장입니다
식욕 폭발은 단순히 “의지가 약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닙니다. 대부분은 장건강이 무너지면서 몸이 잘못된 신호를 보내기 때문입니다. 억지로 참는 다이어트보다 장 환경을 바로잡는 것이 훨씬 지속 가능하고 건강한 방법입니다. 장건강이 회복되면 식욕은 자연스럽게 제자리를 찾게 됩니다.